2024. 9. 16. 17:14ㆍ카테고리 없음
거의 매주 서울이 아닌 곳을 다니고 있다.
제주에서 올라온 후 매일을 정말 여행하듯 살고 있는데 방학 마지막 날처럼 밀린 일기를 몰아 쓴다고 생각하니 여간 부담이 아니라 최근 여행부터 천천히 올려보려고 한다.
청양이 관광객이 많은 지역도 아니고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왠지 마음에 남아 기록하는 빈티지 오리엔탈 숲 속 피톤치드 빰빰 ‘칠갑산 샬레 호텔’


우선 호텔로 가는 길조차 신기한 경험이다. 지난 금요일에 다녀왔는데 (24/09/12) 여름이 길어지면서 혹시 수영장 운영을 지금까지 하실까 하는 마음에 수영복도 가져갔는데 이때는 운영을 종료한 것 같았다. 다른 블로그 리뷰에 보니 8월까지는 운영 됐던 것 같다!
생각보다 아주 산 속에 위치했고 (나는 이것도 매우 장점이라고 생각한 게 서울 살면서 도시 소음에 매일 스트레스를 받는 나에겐 최적의 환경이었음) 가는 길은 무성히 우거진 나무들 뿐이다. 해 지고 가기엔 가로등이 없어서 조심히 찾아가야 한다. 시내에서 먹을 거 사가는 거 추천! 교촌치킨, 하나로마트에서 오징어회, 까까, 맥주 등등 사옴.
30년이 훌쩍 넘은 연식인만큼 외관, 내부 모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내부가 깔끔 떠는 내 기준(?) 깨끗했다.
1층에 인포메이션, 식당이 있는데 옛-날 예식장을 구현한 모습이다. 울 엄마, 아빠 결혼했을 때 예식장 같은 느낌쓰~_~

청양고추와 구기자의 고장 답게 홀 이름도 ‘구기자홀’ ㅎㅎ 귀여웡
난 세련되고 힙한 거보다 오히려 이런 구수하고 마음을 울리는 옛 감성에 더 끌린다.

조식이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리뷰 남긴 다른 블로그 글을 보니 인당 11,000원 인원 수대로 장을 보고 한식으로 아침을 해주시다고 함! 아마 소수면 그렇게 해주시는 듯, 오우 이것도.. 너무 낭만적이야..

3층에 묵었는데 중앙 로비에서 내려다 본 중앙등이 호텔 델루나 느낌도 났음 ㅋㅋㅋㅋ

레트로한 느낌이 맞다. 인테리어 소품이며 가구까지 세월을 머금었다. 난 이런 게 안정감 들고 오히려 좋아~~ 벽지 색도, 가구 색도 커튼 색도, 창밖으로 보이는 그저 하늘하늘 흔들리는 나무들도 좋았다.


화장실에는 핸드워시, 샴푸, 바디워시 준비 되어있다.
수건은 인당 2장씩, 생수도 인당 1개씩 제공된다.
난 진짜 엄청 깔끔 떠는 깔끔쟁이인데 그런 내 기준에 하루 묵기에 굉장히 신기한 호텔이었다.
오래된 관광호텔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걱정보다 깨끗하고 깔끔했고, 특히 가장 신경쓰는 침구류가 괜찮았다. 패드, 이불, 베개 다 깨끗했고 바닥 청소도 잘 되어 있었다. 먼지가 없고 정돈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퇴실할 때, 사장님이 담배 한 대 피우시면서 30년 넘은 곳이라 보수가 많이 필요한 상태인데 아무래도 투숙객이 꾸준히 늘어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하시는데... 뭔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안타까웠다.
잠을 자는 호텔 본관 옆에 미술관 건물도 있는데 꽤 크게 운영 되었던 것 같다. 내가 갔을땐 운영하지 않은 상태였고, 샬레 호텔 수영장이 첨부한 사진처럼 호텔 바로 옆 건물에 딸려 있다. 한여름에 왔다면 충분히 재밌게 놀 수 있을법한 크기이고 (물론 호텔 수영장 기대하면 안.. 도 ㅐ..)
내가 샬레 호텔을 기록하는 이유는 사장님이 떠나기 전, 다음에 호텔 말끔해지면 또 놀러오세요~ 하신 말씀이 내내 맴돌았기 때문에 혹시 청양이나 인근 지역에 놀러갔다 샬레 호텔에 묵는 사람이 차차 늘었으면 해서..
나의 이 글이.. 큰 영향력을 끼치진 못하겠으나 그래도 나보다 긴 세월을 살아낸 샬레 호텔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겨울에 눈 펑펑 올 때 또 오고싶음.